
오랜만이네요. 복귀 기념으로 말랑말랑한 글. '민변' 기관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허경영 신드롬
진보신당 칼라 TV의 이명선 아나운서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허경영 콘서트에 왔는데 시간이 있으면 오란다. 그러잖아도 궁금했기에 곧바로 버스를 타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좌석이 없는 스탠딩 바에는 젊은이들이 빼곡히 들어서 “허경영”을 연호한다. 이와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것이 공연장 뒤쪽에 마련된 좌석에 앉은 할아버지들. 듣자 하니, 허경영씨가 총재로 있는 공화당의 당원들이란다. 이 얼마나 초현실주의적인 조합인가. 재미있는 것은, 젊은 세대가 축지법과 공중부양을 한다는 이 기인에 열광한다는 사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허경영은 한 마디로 르네상스 시대 광우(狂愚)의 환생이다. ‘광우’란 글자 그대로 ‘미친 바보’라는 뜻이다. 추방은 당해도 방랑의 자유를 누렸던 광우는 17세기에 들어와 이성적인 사회에 존재해서는 안 될 ‘광인’으로 낙인 찍혀 정신병동에 감금된다. 과거에 광우들이 하던 짓을 넘겨받은 것이 바로 오늘날의 예술가와 개그맨이다. 하지만 현대의 예술가들이 미친 짓을 하고, 현대의 개그맨들은 얼빠진 소리를 하는 것은 그들이 광우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광우를 연기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허경영의 것은 결코 연기가 아니다.
공연장에는 허경영을 똑같이 흉내 내는 개그맨이 나왔다. 이 개그맨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언행은 그저 남을 웃길 의도로 연출된 연기에 불과하나, 허경영의 언행은 그의 삶에서 진지하게 우러나오는 것이다. 허경영 속에서 정치와 개그는 하나가 된다. 하지만 그것은 모 의원이 가수를 겸업하듯이 한 정치인이 개그맨 노릇을 같이 하는 것과는 애초에 차원이 다르다. 우리에게 우스운 개그인 것이 허경영에게는 진지한 정치다. 공연장에 모인 두 부류의 사람들, 즉 늙은 공화당원들과 젊은 쾌락당원들은 허경영이 정치인과 개그맨을 한 몸에 통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우라는 현상이 지니는 가치는 그것이 종종 수행하는 가치의 전도에서 찾을 수 있다. 가령 ‘신혼부부에 1억 제공’이라는 허경영의 공약과 ‘신혼부부에 집 한 채’라는 정부의 정책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과연 얼마나 큰 것일까? 사실 허황된 것은 허경영의 공약만이 아니다. 이명박의 747 공약 역시 허황되기는 마찬가지다. 경제가 7%씩 성장해서 소득이 4만 달러가 되어도 대한민국이 7대 경제 강국이 되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 이렇게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버젓이 대선의 공약이 되는 현상은 얼마나 이성적인 일일까?
광우들은 종종 ‘이성’인 척 하는 것이 실은 또 다른 ‘광기’이고, ‘광기’로 무시되는 것이 실은 또 다른 ‘지혜’임을 보여준다. 허경영은 정치를 개그로 만듦으로써 국민을 즐겁게 하고, 이명박은 개그를 정치로 만듦으로써 국민을 짜증나게 만든다. 어느 쪽이 더 이성적이고 현명한 일일까? 콩팥이 나빠 공중부양을 못한다는 허경영의 핑계와 용산 참사의 수사기록을 공개 못하겠다는 검찰의 핑계 중에서 고약한 것은 어떤 것일까? 용산참사에 애써 눈감는 정권의 태도와 참사의 유가족에게 공연 수익금을 돌리는 데에 흔쾌히 허락한 허경영의 태도 중에서 이성적인 것은 어느 쪽일까?
가치전도는 다른 방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법원은 대선 때에 허위사실유포의 책임을 물어 허경영에게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도대체 유권자들 중에서 부시를 만났다거나, 박근혜와 결혼을 약속했다는 말을 믿고 그에게 표를 던진 사람의 수가 얼마나 될까? 진정으로 우스꽝스러운 것은 그저 웃고 넘어가면 그만인 그의 개그에 무려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는 법의 준엄한 경직성이 아닐까? 그 뿐 아니다. 오늘자 조선일보에는 이런 썰렁한 기사가 올라왔다.
“전문가들의 입장은 어떨가. 지금의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 역시 의견은 분분하지만, 21세기 종교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평소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식의 그의 발언은 인간의 의존 증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경영을 외치면 진짜 로또 1등에 당첨될 수 있을까?"
이 기사를 읽고 뿜을 뻔 했다. ‘허경영이 21세기의 종교현상이며 그의 발언이 인간의 의존 증세를 부추긴다’고 했다는 그 “전문가들”이야말로 어디가 좀 모자란 사람들이 아닐까? 젊은이들이 로또 1등에 당첨되기 위해 열렬히 허경영을 연호한다고 믿는 그 “전문가들”이야말로 머리가 굳어버린 진정한 바보들이 아닐까? 미쳐 버린 사회에서는 광기가 지혜를 말한다. 그런 사회에서 광우는 온갖 권위와 위엄의 아우라로 치장한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미친놈들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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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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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를 보고... "진보는 뭘 먹고 사느냐?" 테이블 밑에서 민주당이 흘리는 음씩 찌꺼끼 먹으며 살아야지요. 진보 한 마리 키우는 데에 뭔 돈이 들겠어요? 민주노동당은 영혼을 홀딱 빼주고 얻은 구청장 자리에 크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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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김정일에게 공로패를 보내야 & MB와 사대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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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김정일에게 공로패를 보내야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이른바 '숨어 있는 야당표'가 나온 모양이군요.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다는 것은 사람들이 열받았다는 얘기겠지요. 최종결과야 어떻게 되든, 이미 한나라당은 유권자들로부터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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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정치 검사 발본색원해야 [1] | |
| 2010-04-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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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은 예상했던 대로 무죄로 나왔습니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또 다른 소재로 창작활동에 들어간 모양인데, 더 이상 검찰의 말을 믿어줄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법원 판결 중에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검찰과 곽영욱 사이의 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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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MB식 초동대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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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왈, 군의 초동 대응은 "훌륭"했다고 했다나요? 1. 일단 군은 아직도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알고서도 은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구요. 2. 함미를 찾은 것도 민간 어선이었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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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원내대표, 이 참에 출가하심이 어떠신지? | |
| 2010-03-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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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니, 안상수 원내대표가 명진 스님과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됐네요. 일정표만 확인해도 안상수 대표가 명진스님과 만난 적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정치인이 행사하셨으니 여기저기 사진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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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개헌안, 그리고 친이의 강박증 | |
| 2010-03-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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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적으로 분석을 해볼까요? 1. 한나라당에서 의총을 하고는 있지만, 거기서 접점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게 순수한 관념적 논의라면,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이론에 따라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디 현실이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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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무죄... | |
| 2010-01-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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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결과지요. 애초에 우익정권과 보수언론에서 철없는 애를 내세워 억지로 만든 사건이거든요. 증거라야 달랑 좀 덜 떨어져 보이는 아이의 만들어진 사후 기억. 열흘 전에 MBC 피디 중의 한 분을 우연히 만났는데, '워낙 기소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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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 세종시 퇴각 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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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http://blog.daum.net/miraculix/18263810 세종시에 대해서 한 마디 해야겠네요. 일단 MB의 입장은 세종시가 행정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 문제는 참여정부 때에 검토된 것이고, 연구 용역을 주어 그 대안까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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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 신드롬 | |
| 2009-0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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