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국민은 중병에 걸리면 가계가 거덜 난다는 일상적인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국민건강보험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2008년 현재,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62%. 총 진료비가 100만원이면, 40여 만원을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한다. 총 진료비 액수가 큰 중병에 걸리면, 환자 부담금도 덩달아 급증한다. 이런 의료 불안, 병원비 걱정 때문에 너도 나도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뒷간으로 밀려나면서 민간의료보험은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서민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준비위원회가 지난 6월 9일 발족했다. 공식 출범은 7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다.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는 국민 1인당 월평균 11,000원의 국민건강보험료를 더 내면, 민간의료보험 대신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국민이 병원비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선택진료비, 병실료, MRI, 초음파, 각종 의약품과 검사, 틀니, 그리고 환자 간병까지 건강보험이 보장하고, 아무리 중병에 걸려도 연간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1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국민건강보험료는 좀더 늘어나지만, 민간의료보험이 필요 없어지고, 병원비 걱정도 없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가계 부담은 줄어드는 셈이다. 국민건강보험에 돈을 보태길 꺼려하는 정부와 기업주의 부담을 늘리는 데도 건강보험료 인상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에 연동해서 기업주의 건강보험료와 정부의 국고지원액이 동시에 자동 증액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을 모으는 방법부터 사회 연대적이다. 국민, 기업주, 정부가 분담해서재정을 부담하고, 고소득층은 많이, 저소득층은 적게 부담한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을 쓰는 방법도 사회 연대적이다. 보험료를 얼마를 내든, 혜택은 동일하다. 이런 국민건강보험의 사회 연대적인 원리와 특성을 이해하고, 국민이 나서서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병원비를 해결하라고 나서는 순간, 우리나라에서 복지국가의 꿈은 현실이 된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에서부터 실현된 복지국가의 꿈은 교육, 주거, 고용, 실업, 노후보장 등 우리의 삶 전체로 번져나갈 것이다.
- 글 이진석 서울대교수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